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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컬 스피릿 원(Focal Spirit One), 부드럽고 탱탱한 자연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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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6-30 00:00 조회3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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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al Spirit One, 부드럽고 탱탱한 자연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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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루릭 ( http://blog.naver.com/luric , @LuricKR )



*감상 환경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CDP : NAD C 515BEE
PC : Apple Macbook Pro Retina, Mac Mini (Audirvana, 192kHz / 24bit FLAC)
USB Cable : Audioquest Forest (B), Clicktronic USB 2.0 (Micro B)
Toslink Cable : WireWorld Nova 6
Interconnect Cable : Van Den Hul The Name
Headphone Amp : Analog Design Svetlana (Rev.1), Graham Slee Solo SRG II
DAC : Matrix Mini-i, Hisonus LivOn UFO
Portable DAP : Apple iPod Classic + Sony PHA-1, Apple iPod Nano 7, Hisonus livOn HSP-M1


헤드폰으로 흘러가는 오디오

몇 년 전부터 오디오 업계에 불고 있는 변화의 흐름이라면 'PC-Fi'와 헤드폰 중심의 '모바일 리스닝'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헤드폰과는 전~혀 관계가 없던 오디오 기업들이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헤드폰, 이어폰을 내놓고 있지요. 기업 입장에서는 늘 거실에서 수천만원대 오디오를 듣던 고객이 갑자기 헤드폰에 대응하는 DAC + 헤드폰 앰프 탑재의 기기를 찾는 겁니다. 높은 가격의 DAP라고 해도 오디오 비용에 비한다면 푼돈에 불과합니다. 헤드폰 시스템은 보통 라우드 스피커 시스템의 1/10 가격으로 하이엔드를 찍을 수 있는데, 오디오로 니어필드 리스닝을 즐기던 사람들이 손쉽게 하이엔드 헤드폰 계열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오디오 메이커, 포컬(Focal JM-Lab)도 이 흐름 위에 자신의 배를 띄웠습니다. 헤드폰 쪽만 관심을 둔 유저라면 '포컬이 뭐임?'하실 수도 있으니 일단 '그랜드 유토피아'부터 언급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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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피커를 위한 포컬의 웹사이트가 따로 있습니다.

오디오 하는 분들에게 이 스피커는 일종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그랜드 유토피아의 북쉘프 버전도 인기가 좋더군요. 포컬은 스피커 완성품과 함께 스피커 유닛도 자체 개발, 판매합니다. 라우드 스피커 분야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가진 기업이지요. 그러나 헤드폰 분야에서는 2012년에 포컬 스피릿 원(Focal Spirit One)이라는 제품으로 첫 발을 내딛은 신참에 속합니다. 헤드폰도 작은 스피커이므로 라우드 스피커의 인클로저 설계 기술과 사운드 튜닝 노하우 등이 유효하게 사용됩니다. 즉, 포컬에게는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도전이었던 겁니다. 헤드폰을 중심적으로 사용해온 사람들보다도 기존 오디오를 해오던 사람들이 포컬 스피릿 원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처음으로 300달러에 가까운 돈을 주고 구입하는 헤드폰'으로 스피릿 원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좀 황당해보이는 생각이지만 그들은 아마도 포컬 라우드 스피커의 멋진 사운드를 스피릿 원에게 기대했을 것입니다. 아니 최소한 그런 느낌만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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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극복하고 제품을 완성하기

저는 청음실에서 2013년에 수입된 스피릿 원을 빌려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2012년에 제품을 구입한 해외 유저들은 어떤 '문제'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이 제품은 단단한 소재의 다이어프램(진동판)을 사용하는데 OEM 제조사의 공정에 문제가 있어 다이어프램이 찌그러진 상태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부드러운 다이어프램 소재는 압력에 눌려도 스스로 복구됨) 또한 캐링 케이스 속에서 헤드폰 이어패드가 눌리면서 다이어프램에 문제가 생길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게 2012년 중반, 포컬이 해외 리뷰어들에게 스피릿 원 샘플을 배포하고 소비 시장의 판매를 막 시작했을 때 생긴 일입니다. 소리가 이상하다며 클레임을 거는 유저들에게 포컬은 2회, 3회에 걸쳐 제품 교환을 해줬습니다.

2013년 현재 판매되는 스피릿 원은 모두 이런 문제점들이 해결되었으며 덤으로 사운드 밸런스가 향상되고 고음역 퀄리티가 높아진 상태입니다. 포컬은 기업 홈페이지에 스피릿 원 실제 구매자들의 평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는데, 실수로 제품을 깨먹은 사람을 빼고는 대부분 신제품의 사운드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저는 포컬이 그들의 헤드폰 데뷔작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포컬이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을 끝까지 완성해보겠다는 의지가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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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원은 블랙, 화이트, 레드의 3가지 컬러가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는 블랙과 화이트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 '13.08.01 현재 3가지 색상 모두 수입되고 있으며 가격도 26만원대로 낮아졌습니다.) 블랙은 무광으로 처리되어 무척 단정하면서도 수수한 느낌을 지우기가 어려운 반면, 화이트는 예쁘고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여성 유저에게 잘 어울릴 듯한 디자인과 컬러로군요. 인클로저(하우징)를 포함해 대부분의 소재를 플라스틱으로 하고 있으며 헤드밴드의 구동 파트 및 케이블의 리모트, 플러그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실제로 손에 들고 만져보면 그리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는데, 유닛을 90도로 눕히거나 안쪽으로 폴딩할 수 있어서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는 좋습니다. 사진으로 찍지는 않았지만 스피릿 원에는 하드 케이스가 함께 들어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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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의 질감과 소재가 특히 마음에 듭니다. 직조 케이블인데 무척 유연하며 약간 굵게 만들어서 내구성도 배려한 느낌입니다. (동선 위에 바로 직조물을 씌운 얇은 케이블은 흠집에 매우 취약하지요) iOS 제품과 호환되는3버튼 리모트는 버튼 클릭이 좋고 헤어라인 처리가 되어 있어 예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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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섬세한 고음, 탱탱한 탄력의 중저음, 심심한 음색

Driver Unit : 40 mm Dynamic (Mylar / Titanium Dome)
Frequency Response : 6 Hz ~ 22 kHz
Impedance : 32 ohms
Sensitivity : 104 dB
Cable Length : 1.4 m
Weight : 225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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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컬 스피릿 원의 소리는 처음에는 그냥 심심하게 느껴지다가 나중에는 고.중음역의 '맛' 때문에 귀에서 뗄 수 없게 되는 타입으로 보입니다. 소리가 짜릿하지 않으니 청음실에서 1~2분 듣고 판단하는 상황에서는 유저에게 선택 받기가 불리한 헤드폰이군요. 반면 밸런스 중심의 사운드와 고음 퀄리티를 중시하는 유저라면 스피릿 원을 잠깐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응?' - 이런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뭔가 신경 쓰이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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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그랜드 유토피아를 꿈꾸다가 스피릿 원의 소리를 들은 후 포컬에게 실망해버린 사람들의 관점을 서술해보겠습니다. 이 제품은 완전한 밀폐형으로 디자인됐습니다. 공기 흐름을 만드는 덕트나 개방형 인클로저를 쓰지 않는 것으로, 중저음의 컨트롤을 위한 방법 중 하나지요. 이 구조는 명확히 설계된 사운드를 재생하기에 유리하지만 공간감의 생성에는 불리합니다. 스피릿 원은 완전 밀폐형 구조로 더 높은 차음 효과와 포컬의 의도대로 맞춰진 중저음을 확보했지만 소리의 공간은 좁게 표현되는 편입니다. 또한 음색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음이 아주 조금 강조되어 있으나 타격이 강하거나 풍부한 울림을 내지는 않습니다. 기름기를 쫙 뺀 담백함을 추구하며 짧고 단단하게 끊어치는 타격감을 중시하는 저음입니다. 제가 스피릿 원에서 느낀 첫 인상은 플랫한 사운드로 유명한 Etymotic Research ER-4 시리즈의 소리에 초저음역의 부스트만 추가한 소리였습니다. 요컨대, 소리의 스케일이 작고 음색이 심심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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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제부터 스피릿 원의 소리가 왜 제품 반납하기 직전의 지금까지 제 귀를 매료시키고 있는지 서술해보겠습니다.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헤드폰을 벗지 못하는 상황이거든요.

고음역의 부드럽고 섬세한 질감이 특별합니다. 밝게 강조되지 않으면서도 해상도가 높으며 고막을 찌르지 않는 고음입니다. 소리를 아주 곱게 빻아서 말랑말랑한 빵 반죽을 만드는군요. 그런데 그 빵은 시나몬이나 버터를 넣지 않은 자연빵입니다. 담백한 하얀색 반죽에 올리브가 몇 개 박혀있어서 대체로 싱거운 듯한 맛이지만 간헐적으로 신선한 자극감도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스피릿 원의 고음역은 특징 있게 강조되기보다는 매우 세밀하게 조절이 되어 있습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그 맛이 좋아서 스피릿 원을 찾게 됩니다.

중음역도 고음역과 거의 동일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플랫한 느낌을 주며 귀를 부드럽게 문지르는 듯한 질감을 보입니다. 이것은 보컬과 현악기 표현에서 큰 장점이 되는데, 선이 너무 굵지도 가늘지도 않으며 밀도가 적당히 높아서 소리에 탄력을 줍니다. 스피릿 원의 소리가 자연빵이라면 고음은 '빵의 맛'이요, 중음은 '빵의 식감'이라고 하겠습니다. 탱글탱글하게 혀 끝에서 튀는 식감을 스피릿 원의 중음역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너무도 귀에 편한 저음입니다. 그러면서도 통통 튀는 타격감으로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저음 타격이 딱 명확하게 끊어지는 것은 아니고 적당한 부분에서 약간 뭉뚱그리는 면이 있습니다. 또한 고.중음역과 저음이 비중이 50대 50으로 잘 맞춰진 점도 마음에 듭니다. 깊고 강한 저음을 좋아한다면 이게 단점이 되겠으나, 깡통 저음을 피하면서도 저음량이 넘치는 사태도 방지한다는 것은 여러 음악 장르에서 장점이 됩니다. 실제로 스피릿 원은 클래식 악곡부터 각종 연주곡을 비롯해 보컬이나 현악기 솔로 연주에서도 강점을 보입니다. 물론 강한 저음 타격이 필요한 음악 장르는 피하는 게 좋겠군요. (*참고 : 이 헤드폰도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상태에서 착용하면 저음량이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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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감이 좁게 나온다고 했으나 입체감은 다른 얘기입니다. 스피릿 원은 위에서 서술한 특유의 고.중.저음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청자의 머리를 중심으로 저음은 약간 뒤편에 있으며 중음은 귀의 바로 옆에, 고음은 귀의 약간 앞으로 배치된 느낌입니다. 이 특징은 라이브 현장의 레코딩보다 스튜디오 레코딩된 소편성 곡에서 더욱 즐겁게 느껴집니다. (음반의 대부분은 당연히 스튜디오 레코딩이지만...) 마치 제 자신이 녹음실 건너편 방에 앉아서 연주자들의 녹음 상황을 그대로 듣는 느낌이라고 하겠습니다. 각 악기들의 디테일이 명료하게 들리며 앙상블이 아름답게 묘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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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내려보면, 스피릿 원은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그 자체입니다. 밸런스 중심의 튜닝 때문에 소리에서 감동을 원하는 유저를 만족시키기는 어렵지만, 늘 편안하고 부드럽게 음악을 즐기면서도 높은 해상도와 탄력 있는 저음을 원하는 유저는 만족할 듯 합니다. 또, 이 만족감이 첫 인상에서 나오지 않고 최소 며칠 간의 청음에서 나온다는 것도 스피릿 원이 극복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래서는 포컬이 온갖 노력을 하며 완성시켜놓은 헤드폰이 한국에서 그냥 잊혀질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한번 맛을 본 후부터 계속 자연빵만 고집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스피릿 원의 부드럽고 섬세한 맛만 고집하는 유저가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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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릭이 들어본 Focal Spirit One의 소리는?
해상도 : 높음.
타격감 : 강하진 않으나 탱탱하게 튀는 중저음의 탄력감.
공간감 : 좁은 편.
치찰음 : 거의 강조되지 않음.
자연스러움 : 입체감을 위해 고.중.저음을 각각 나눠놓은 세팅.
고음역 : 선명하며 부드럽고 세밀한 입자를 가진 고음.
중음역 : 귀에 가까우며 높은 밀도로 탄력을 표현하는 중음.
저음역 : 초저음역까지 매우 완만하게 부스트된 저음이지만 플랫에 가깝게 느껴짐.


장단점 및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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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부드럽고 섬세하게 튜닝된 고음역
밝은 음색을 피하면서도 높은 해상도를 지닌 고음역
높은 밀도와 탄력을 지닌 중음역
보컬, 현악기 표현이 좋음
편안하고도 즐거운 이지 리스닝 사운드
귀를 때리기보다 통통 튀는 타격감을 지닌 저음역
뛰어난 입체감
저음을 약간 강조한 밸런스 중심의 세팅
깔끔하고 실용적인 디자인
 
BAD
저음 강조가 적고 고음도 조절된 심심한 소리
좁은 공간감
많이 들어봐야만 제 맛을 알 수 있음
가격에 비해 마감이나 재질이 싸게 느껴지는 편
포컬 그랜드 유토피아를 꿈꾸던 사람들을 실망시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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