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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일리어, 편안한 홈 오디오의 ‘공간 헤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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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6-30 00:26 조회3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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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일리어 (Focal Elear)

편안한 홈 오디오의 ‘공간 헤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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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루릭 ( luric.co.kr , @LuricKR )

 

 

소리의 성격을 홈 오디오에 맞추다

 

2016년 6월에 프랑스의 포칼(Focal-JMLab)은 유토피아(Utopia), 일리어(Elear), 리슨(Listen)이라는 헤드폰 3종을 출시했습니다. 이 중에서 리슨은 아웃도어용의 밀폐형 폴딩 헤드폰이며 유토피아, 일리어는 하이엔드급의 풀 사이즈 오픈형 헤드폰입니다. 또한, 그냥 오픈형 헤드폰이 아니라 새로운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하우징 설계 및 사운드 튜닝으로 라우드 스피커의 공간감을 추구하는 ‘공간 헤드폰’이기도 합니다. 헤드폰 제조사가 아니라, 하이파이 오디오를 구성해온 라우드 스피커 제조사의 경험과 생각으로 헤드폰을 만들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저는 이전에 포칼 유토피아의 후기를 통해 설명을 드린 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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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토피아는 비쌉니다. 수백만원대의 하이퍼급 헤드폰들과 경쟁하는 모델입니다. 만약 헤드폰 시스템에 높은 비용을 투자하고 싶지 않거나, 이미 하이파이 오디오를 갖춘 상태에서 서브 용도의 헤드폰을 구하고 싶다면 유토피아의 가격은 만만치 않은 벽이 될 것입니다. ‘포칼 일리어’가 탄생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유토피아와 같은 구조의 공간 헤드폰을 만들되 드라이버 진동판의 소재와 하우징 및 헤드밴드, 요크, 이어패드 등을 다르게 만들어서 비교적 접근이 쉬운 가격으로 내놓았습니다. (100만원대 중반)

 

간단히 생각해봅시다. 최상급의 헤드폰을 만든 후 그것을 다운그레이드해서 다른 모델을 만들었다면 그 소리가 형편없을까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직접 들어보고 취향에 안 맞는다면 그 또한 정상적인 결과이겠으나, 포칼은 유저 타깃을 명확히 잡고 제품 개발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말해서 ‘포칼 유토피아 못지 않게 소리가 좋으면서도 가격 부담이 적어서 더 많이 팔릴 수 있는 헤드폰’으로써 일리어를 만든 것입니다. 또한 이 제품은 라우드 스피커 1조를 앞에 두고 방 안에서 음악을 들을 때 경험하는 좌우 채널의 거리, 각 악기의 위치, 바닥으로 저음이 깔리는 공기의 존재 등을 헤드폰이라는 플랫폼에서 구현합니다.(라고 저는 판단 중입니다.) 이후 소리 감상 쪽에서 설명하겠지만 음악의 연주 공간을 묘사하는 ‘공간 헤드폰’의 소리는 라우드 스피커로 음악을 많이 들어본 분들을 위한 것이며, 음악 감상을 주로 이어폰 헤드폰으로 해온 분들에게는 그저 포근한 중저음형 소리의 헤드폰으로 느껴지기 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토피아와 일리어가 훌륭한 이유는 라우드 스피커 사용자와 기존 헤드폰 사용자 모두에게 듣기 좋은 소리로 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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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일리어가 ‘홈 오디오(Home Audio) 전용 헤드폰’으로 딱 맞는다는 겁니다. 제품을 사용하는 장소가 집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소리의 성격이 따뜻하고 편안한 집 같아서 그렇습니다. 굳이 비유한다면 유토피아는 별도로 구축한 오디오 룸에서 음악과 1:1 대면을 하는 기분을 만들고, 일리어는 하루 일과를 마친 후 집에 돌아와 푹 쉬면서 음악을 듣는 듯한 기분을 연출합니다. 이러한 성격 차이는 제품 가격과 관계없이 사용 목적과 청취자의 취향에 따라서 선택의 여지를 만듭니다.

 

 

편안한 착용에 맞춰진 디자인

 

포칼 일리어는 유토피아와 동일한 구조와 크기의 박스에 담겨 있습니다. 단, 박스의 재질이 가죽이 아니라 두꺼운 종이입니다. 내부는 두터운 완충재로 가득하며 헤드폰 본체와 탈착식 케이블이 보입니다. 일리어는 집에서 소파에 앉아 듣는 용도이므로(주로 인티 앰프의 헤드폰 잭에 연결해서 듣게 됨) 케이블이 매우 깁니다. 그 길이가 4미터나 되기 때문에 데스크탑에서 듣겠다면 케이블 정리가 필요하겠습니다. 또는 헤드폰 쪽 커넥터가 3.5mm인 커스텀 케이블로 교체하셔도 됩니다. Lemo 커넥터를 사용하는 유토피아와 달리 일리어는 일반적인 3.5mm 커넥터를 사용합니다. (커넥터 안쪽에 작은 잠금 핀이 하나 있는데 커스텀 케이블의 플러그가 슬림하다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6.3mm 플러그는 유토피아의 경우 뉴트릭 제품이며 일리어는 포칼 로고가 있는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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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유토피아와 일리어에 포함되는 4미터 OFC 케이블은 임피던스가 90밀리옴 이하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아시겠지만 일리어는 휘향찬란한 유토피아보다는 외모가 수수한 편입니다. 타원형의 하우징은 메탈 메쉬 구조로 뻥 뚫려 있으며 헤드밴드와 이어컵을 연결하는 요크 부분은 짙은 회색의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습니다. 또, 이어패드 전체와 헤드밴드 쿠션 안쪽이 마이크로 파이버(극세사천?) 소재로 되어 있어서 유토피아와 많이 다른 착용감을 낼 것입니다. 물론 피부에 닿는 감촉의 고급스러움은 양가죽 소재의 유토피아가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그러나 잠시만 착용해도 땀이 차는 가죽 소재와 달리 마이크로 파이버 소재는 뽀송하고 깔끔한 감촉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착용하기에는 일리어의 이어패드가 더 편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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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어의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하우징 바깥쪽의 포칼 로고 장식입니다. 은빛으로 반짝거리는 로고의 테두리에 ‘Made in Fracne’, ‘Aluminum-Magnesium’을 프랑스어로 표기해놓았군요. 네, 일리어도 유토피아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포칼 본사에서 생산됩니다. 그리고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진동판 소재가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의 합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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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헤드폰들과 비교해볼 때 이 제품은 솜이불을 덮는 듯한 수준의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애초부터 실내에서 가만히 앉아 듣는 용도의 헤드폰이므로 머리를 단단히 조이지 않습니다. (설마 이걸 아웃도어용으로 쓰지는 않겠...) 그리고 헤드밴드의 요크 부분이 넉넉하게 늘어나므로 머리가 크거나 귀의 높이가 낮은 분들도 쉽게 착용하실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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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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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일리어의 임피던스는 80옴이며 감도는 104dB로 꽤 높은 편입니다. 능률이 좋기 때문에 3.5mm 어댑터를 써서 휴대용 고해상도 재생기(Hi-Res DAP)에 바로 연결해도 충분히 구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생기나 앰프의 게인(Gain)을 높게 잡지 않으면 고음이 조금 거칠어지고 저음의 웅장함도 감소할 수 있겠습니다. 스마트폰에 바로 연결하는 것도 권하고 싶지 않군요. 분명히 유토피아보다는 가격 부담이 적은 헤드폰이지만 거치형 헤드폰 앰프가 꼭 필요하겠습니다. 만약 PC에 연결하겠다면 외장 DAC 겸 헤드폰 앰프를 조합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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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의 헤드폰 포트에 바로 연결해서 애플 뮤직을 감상해도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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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인을 높게 맞춘 외장 DAC 겸 재생기를 통해 오디르바나로 감상해도 좋습니다.”

 

진공관 앰프에서 특히 좋은 소리를 들려준 유토피아와 달리 일리어는 진공관 앰프와 트랜지스터 앰프 모두에서 비슷한 색감과 질감의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초고해상도로 승부하기보다는 라우드 스피커에 가까운 공간감, 현장감을 특징으로 하는 헤드폰이라고 봅니다. 거치형 헤드폰 앰프의 구입이 필요하지만 앰프의 가격대는 그리 높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감상문 작성에 사용된 젠하이저 HDVD800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거나 초과하는 수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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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되 음색 특징이 있다

 

일리어의 가장 큰 장점은 라우드 스피커로 음악 감상을 하다가 즉시 헤드폰으로 변경해도 '스피커 느낌'이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단, 헤드폰이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듯한 유토피아와 달리 일리어는 음색의 특징이 있습니다. 헤드폰이 아니라 라우드 스피커의 기준으로 개발된 제품이기에 '공간 헤드폰'으로 손색이 없으나 살짝 달콤하게 착색된 고음과 더욱 증폭된 저음을 들려주었습니다. 이것에는 두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는데, 첫째는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진동판 소재 차이가 되겠습니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의 합금으로 만든 일리어의 진동판은 강도가 높아서 잔향을 거의 만들지 않게 되지만 베릴륨 진동판보다는 잔향이 남는 편입니다. 이로 인해 고음의 약한 착색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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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이어패드의 소재와 구조에 있습니다. 마이크로 파이버로 만든 이어패드는 구멍이 송송 뚫린 유토피아의 가죽 이어패드와 달리 안쪽에만 구멍이 몇 개 있고 테두리가 모두 막혀 있습니다. 혹시 헤드폰의 튜닝을 직접 해본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이어패드의 소재와 구조는 저음에 큰 영향을 줍니다. 저음의 비중이 바뀌면 당연히 고.중음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헤드폰에서 이어패드의 튜닝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가죽 이어패드에 다수의 구멍을 뚫으면 저음의 양이 조금 줄어들게 됩니다. 반대로 일리어처럼 이어패드에 구멍이 많지 않고 가죽보다 탄력이 적은 마이크로 파이버 천을 사용한다면 저음의 양이 증가하고 울림의 호흡이 느려져서 상대적으로 포근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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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앞뒤로 넓게 펼쳐지는 공간

 

일리어의 소리 특징을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대체로 중저음의 비중이 높은데 고음이 살짝 달콤하게 착색되어 있으며 저음은 더욱 양이 많고 포근한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두고 마치 라우드 스피커 한 조를 앞에 두고 듣는 듯한 공간 효과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정밀하고 뚜렷한 소리를 원하신다면 스튜디오 모니터링 헤드폰을 쓰거나 HD800을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포칼 일리어는 음상이 머리 속에 맺히는 스테레오 감각이 아니라, 좌우 앞뒤로 넓게 펼쳐지는 공간 감각을 위해 태어난 헤드폰입니다. 또한 저음의 울림 효과가 꽤 강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유토피아보다 스피커 느낌이 강한 헤드폰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공간 헤드폰, 즉, ‘이어 스피커(Ear Speaker)’를 지향하는 헤드폰들의 가격이 200만원을 쉽게 돌파하는 상황에서 저는 일리어의 가격대 성능비가 좋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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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헤드폰의 장단점에 대해

 

공간 헤드폰과 기존 스테레오 헤드폰의 차이를 감지하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하나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디오샵의 청음실이나 개인의 오디오 감상 공간으로 헤드폰을 들고 가서 같은 음반을 라우드 스피커와 비교 청취해보는 것입니다. 라우드 스피커의 오디오를 자주 감상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일리어를 다른 헤드폰과 비교 청취한다면 어떤 점이 더 좋은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음악 감상을 이어폰으로 시작했고 오랫동안 이어폰 헤드폰만 사용해왔는데, 그 후 1년 동안 매달 2편씩 오디오 감상문을 작성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이어 스피커가 무엇인지 몰랐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공간 헤드폰은,

 

1) 소리가 발생하는 지점이 조금 더 멀게 되어 있습니다.

2) 고음, 중음, 저음별로 사운드 이미지가 생성되는데 그 중에서 저음의 위치가 가장 아래쪽에 잡힙니다.

3) 헤드폰 하우징 내부에서 저음이 울리는 느낌이 있는데 이것이 심리적인 현장감을 연출합니다.

 

공간 헤드폰이 기존 스테레오 헤드폰보다 무조건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금도 사용 중인 헤드폰들은 고.중.저음의 뚜렷한 사운드 이미지를 청취자의 머리 속에 생성해서 음악의 디테일을 정밀하게 관찰하도록 해줍니다. 또, 소리의 해상도와 분리도 측면에서 공간 헤드폰은 저음의 울림 효과 때문에 페널티를 받기 쉽습니다. 음악 감상을 인이어 모니터와 기존 헤드폰으로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 이어 스피커의 소리 성향에 자신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라우드 스피커를 오랫동안 사용해왔거나 하이파이 오디오에 입문을 했다면 헤드폰의 소리에서 공간을 묘사하는 제품이 매우 드물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점에서 포칼이 유토피아와 일리어로 한 획을 그었으니, 이제 곧 다른 하이파이 오디오 제조사들도 반응을 보이리라 예상합니다. (아니면 1~2년 전부터 이미 개발을 하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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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가 많을수록, 연주 공간이 넓을수록 즐겁다

 

이 물건은 오케스트라 전용 헤드폰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악기의 수가 많을수록, 연주 공간이 넓을수록 일리어는 물 만난 돌고래처럼 활개를 칩니다. 현장의 공기 흐름을 헤드폰에서 묘사하는데, 특히 진동판 뒤쪽이 뻥 뚫린 듯한 개방감(실제로도 뚫려 있음)이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생동감 넘치게 만듭니다. 다른 음악 장르에서도 넓은 콘서트홀에서 녹음된 라이브 공연 음반이 더욱 즐겁습니다. CD 음반의 감상에도 잘 맞으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소스로 사용하여 라이브 공연 감상을 해도 마치 현장에 가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전용 홈시어터 룸을 만들 수가 없는 다수의 AV 매니아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되겠습니다.

 

자극을 줄인 고음, 그런데 높은 영역은 약간 강조되며 밝은 느낌

 

대체로 중저음의 비중이 높으며 고음 전체의 비중이 낮습니다. 특히 귀에 자극이 될 수 있는 낮은 고음을 많이 낮춰둔 형상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음악 감상을 한다면 일리어는 ‘따뜻한 소리의 헤드폰’으로 여겨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고음 악기가 있는 곡을 들으면 어김없이 높은 고음 영역의 존재를 느끼게 됩니다. 대충 숫자로 찍어보면 4~5kHz 주변은 낮추고 7~8kHz 일부만 약간 끌어올린 듯한 느낌입니다. 악기로 본다면 바이올린의 높은 음은 부드럽게 느껴지는데 드럼의 심벌즈 소리는 찰랑거리는 감촉이 살아납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중저음이 든든한 일리어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이 헤드폰은 음색이 밝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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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헤드폰

 

더 생각해보면 이것은 청각의 피로도(Fatigue)를 유발할 수 있는 영역을 하나씩 골라서 다듬어놓은 듯한 소리입니다. 고음의 색채를 즐겁게 받아들인다면 그 외의 영역은 대단히 자연스러우며 너무 튀어나오거나 푹 들어간 부분도 없습니다. 이 헤드폰은 오랫동안 편안하게 듣는 휴식 용도로 잘 맞겠습니다. 소리를 분석하기 위한 스튜디오 모니터링 용도로도 권했던 유토피아와 달리 일리어는 온전한 홈 오디오 용도로 권하고 싶습니다.

 

일리어의 소리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분명히 웅장하고 거대한 저음을 묘사하지만 해일처럼 거대하게 밀려오지는 않는군요. 보다 높이가 낮고 흐름이 느린 파도가 지속적으로 밀려온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음의 넓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리어의 저음은 룸 튜닝이 어느 정도 된 공간 속에서 라우드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때 저음이 바닥에 깔리는 그 감각을 재현합니다. 청취자를 압도하는 저음이 아니라 여유롭고 든든하되 매우 낮은 높이에서 넓게 퍼져나가는 저음입니다. 이 바탕 속에서 자극이 될만한 부분을 조율해놓은 고음이 가녀리고도 부드러운 질감으로 스며 나오는 것입니다. 대형 톨보이 스피커까지는 아니고 대형 북쉘프 스피커 정도의 넓이와 위치를 경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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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두터운 중음과 화사한 고음의 조화

 

착색감을 언급했던 고음을 다시 살펴봅시다. 또한 일리어의 고음과 강하게 연동되는 중음의 존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리어가 재생하는 중음은 고음보다 선이 두터우며 그만큼 귀에 가깝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사람 목소리나 각종 현악기의 음을 들으면 보다 높은 밀도를 느끼며 직선적이고 힘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선이 가늘고 약간 달콤한 맛이 나는 고음이 중음과 마치 일체화된 것처럼 조화를 이룹니다. 만약 이 상태에서 고음을 더 강조했다면 일리어의 소리는 전체적으로 거칠게 느껴지거나 공간이 더 좁게 됐을 것입니다. 실제로 전달되는 일리어의 소리는 고.중.저음이 각자의 위치를 지니고 있으며 고음이 가장 먼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저음은 아래쪽으로 깔림) 최소한 트위터 1개, 미드 레인지 1개, 서브 우퍼 1개를 지닌 3-Way 스피커라는 느낌이 들도록 설정된 소리라고 봅니다. (유토피아도 3-Way 스피커 같지만 일리어보다 미드 레인지와 서브 우퍼가 더욱 큰 스피커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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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고 부드러운... 로맨틱 헤드폰(!)

 

공간 헤드폰의 특징을 떠나서 일리어의 음색적 특징을 짚어 본다면, 음악의 분위기에 따라서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 헤드폰은 어떤 곡이든 편안하고 부드러우며 사람의 터치를 중시하는 음악에 어울립니다. 유토피아도 음색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인상을 주었지만 일리어는 ‘로맨틱 헤드폰’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혹시 부부가 포칼 헤드폰을 함께 구입한다면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남편이나 아내에게는 일리어가 더 어울릴 것입니다. 일리어를 거치면 사람 목소리는 남녀 구분 없이 더욱 두텁고 포근해지며, 각종 고음 악기들의 소리가 매끈하게 정돈됩니다. 거기에 덩어리가 큰 저음이 느릿하게 번져나가니 섭씨 36.5도 이상의 무드 조성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조명 색상으로 치면 색온도 3,200K 정도의 백열등 톤이며 계절에 비유하면 5월의 봄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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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라우드 스피커의 공간감, 현장감을 위한 오픈형 헤드폰

차이를 느끼려면 실제 스피커와 비교 청취가 필요함

해상도로 음악을 분석하는 용도가 아님

유토피아보다 수수한 외모와 소재

기본적으로는 고음보다 중저음 비중이 높은 따뜻한 소리

낮은 영역을 낮춰 자극을 줄인 고음

높은 영역을 약간 올려서 밝은 음색을 만드는 고음

선이 두텁고 귀에 가까운 중음, 고음과 조화를 이룸

악기의 수가 많고 연주 공간이 넓을수록 감상이 즐거워짐 (오케스트라 전용 헤드폰이라고 해도 좋음)

청각의 피로를 유발하지 않아서 마음이 안정됨

청취자를 압도하지 않는, 여유롭게 웅장한 저음

이어 스피커로는 상당히 좋은 가격대 성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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